동북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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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동북지역의 역사와 현황을 정리하기 위하여 시행한 종합연구계획. 2002년~2007년까지 시행한다. 원래 명칭은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이다.

시작하며

말은 ‘세계화 시대’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것은 경제적인 것에만 부합되는 말이고, 오히려 국가 간의 갈등이 더 첨예해 졌다고 보는 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맞는 말이라고 본다. 최근 한국․중국․일본은 마치 ‘프로토스․테란․저그’와 같이 서로서로 물고 물리는 영토·역사분쟁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은 조어도를 놓고 일본과 분쟁을 겪고 있으며, 우리는 이어도를 놓고 중국과 갈등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은 독도도발을 통해서 독도에 대한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려 애쓰고 있다. 그 뿐인가? 일본의 극우사학자들은 임나일본부설로 우리나라와 갈등을 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남경 대학살’은 실제 일어나지도 않았다면서 중국대륙에서 있었던 모든 만행을 부정하고 있다. 중국이 엄청나게 화낸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이 2002년부터 시작한 동북공정 프로젝트의 결과가 우리나라에 알려지면서 우리나라는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다. 완전 스타크래프트 동아시아 확장팩이다. 오늘 내가 말할 것은 이 동북공정에 대한 것이다.

동북공정에 대해서 많이 들어봤겠지만 우리는 아직 많은 것을 모르고 있다. 내가 이 기사를 쓰는 것은 동북공정에 대한 모든 것을 한 번에 이야기 하자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작업이었으며, 지금 현재 드러난 소수의 사실들을 바탕으로 해서 동북공정의 실체를 완전히 분석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 기사의 의도는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과 중국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을 바탕으로 중국의 동북공정이란 무엇이며,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며, 노리는 의도는 무엇인지 ‘유추’해자는 의미이다. 그럼 일단 동북공정에 대한 기초적인 사실부터 알고 가자.

동북공정이란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의 줄임말으로써, 단순한 '역사'만이 아니라 지금 중국 동북지방의 역사와 현황을 파악하는 종합적인 연구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알려진 동북공정의 연구 과제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동북공정의 연구과제

  1. 고대 중국의 강역(영토)이론 연구.
  2. 동북지방사 연구.
  3. 동북민족사 연구.
  4. 고조선·고구려·발해사 연구.
  5. 중국과 조선관계사 연구.
  6. 중국동북변경과 러시아 극동지역의 정치·경제관계사 연구.
  7. 동북변경의 사회 안정 전략 연구.
  8. 한반도의 형세 변화와 그것이 중국동북변경지역의 안정에 미치는 영향 연구.

(국사편찬위원회 고구려사 특별 페이지)

역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은 분야의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포괄적이고 종합적인’연구를 한다는 것은 ‘감당할 수 있을 만한 많은 인력’과 ‘집중적인 투자’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동북공정, 이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동북공정은 칼이다

나는 동북공정을 칼이라 비유하고 싶다. 동북공정은 겉보기에는 ‘연구 프로젝트’이며, 그 성과는 ‘논문’이라는 형식의 텍스트로 나오지만 실질적인 힘은 칼과 다르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칼은 2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사람들을 협박하여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는 것(정치적 목적), 또 다른 하나는 외부의 누군가를 공격(혹은 방어)하여 자신의 실리를 취하는 것이다. 동북공정은 이 2가지 모두를 노리고 만들어진 칼이다.

그렇다면 일단 이 동북공정이라는 칼은 누가 만드는 것인가?

동북공정을 담당하고 있는 그룹은 ‘중국 사회과학원’ 안에서 '변강사지연구중심(邊疆史地硏究中心)'이라는 그룹이 주도하는 가운데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그룹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 동안 1차적으로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시행하게 된다. 이 그룹은 동북공정 이전에 ‘서남공정’이라고 하여 베트남 북부와 티벳지역의 역사를 강제로 중국의 역사에 편입시키려 하였다.

가장 큰 문제는 보시다시피 동북공정을 주도하는 단체가 '사회과학원'이라는 것이다. 이곳은 우리나라의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국사편찬위원회 보다 훨씬 급수가 높은 곳이다. 중국은 아시다시피 사회주의 국가이다. 이 사회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학문적인 연구를 사실상 총괄하는 중국내 최고·최강의 국책연구기관이 바로 이 중국 사회과학원이다. 직속 연구원 수만 3000여명, 연간 7000여 편의 논문을 쏟아내는 곳이다. 사회과학원은 중국 국가체제의 정의, 이데올로기를 생산해 온 곳이다. 중국 경제체제를 ‘사회주의 시장경제’라고 정의내리고 정책을 수립한 곳도 이곳이다. 즉, 중국 국가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해 주는 곳에서 동북공정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라는 국가에서 직접 시행한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임나일본부설’같은 연구는 몇몇 극우 학자들과 단체들의 주장이라는 것과 비교해 볼 때, 그 무게감은 일본의 그것과는 확연하게 틀리다.

이제 이렇게 되면 뭔가 의문이 생길 것이다. 왜 돈도 안 되는 역사나 동북지역의 현황을 파악해서 도대체 뭐하려고? 그렇게 투자해서 남는 게 뭔데? 왜 얘들이 이러는데?

자. 이 칼이 무엇을 겨누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상식

그 전에 일단 우리가 좀 상식으로 알아둬야 할 것들이 있다. 한번 살펴보자.

  1. 중국은 아직도 검색엔진에 '민주주의'를 검색할 수 없는 독재국가이다.
  2. 중국은 다민족 국가이다.
  3. 독재국가에서 사실상 전권을 쥐고 있는 기득권 정치세력은 그들의 기득권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기 위해서 부단하게 노력할 것이다.
  4. 북한과 중국은 동맹국이며, 국경을 접해있다.
  5. 중국은 한반도의 역학관계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6. 한반도는 동아시아 역학관계를 결정짓는 공간이다.

자, 이제 어느 정도 인지해 뒀는가? 이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확실한'상식이다. 동의하는가? 이제 우리는 적어도 우리의 상식선상에서 한번 중국의 의도를 유추해 보도록 하자.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을 종합해보면 동북공정이라는 칼은 2가지를 겨누고 있다. 하나는 중국, 다른 하나는 한반도이다.

1. 중국

중국? 이게 무슨 소리지? 오타가 아니다. 정말 중국을 노리고 있다.

다민족 국가 중국

중국에 여러 민족이 살고 있다는 것은 다들 알고 계실 것이다. 언뜻 생각해도 우리의 조선족과 몽골, 위구르족, 그리고 티벳까지…. 몽땅 다 턴다면 잘은 몰라도 수 십 민족은 될 것이다(정확하게 55개 민족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금 중국의 영토를 보자, 얼마나 많은 나라들과 민족들이 흥망성쇠를 반복한 곳인가?

이런 다민족국가에서는 변경 민족마다 나름대로의 풍습, 언어, 정체성이 있을 것이다. '중국'이란 광장은 그것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것이다.

이 광장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이들이 분명 있을 것이고, 이들이 광장의 대부분을 점유할 것이다. 하지만 몇몇은 광장의 변두리에서 자기만의 정체성들을 가지고 그들만의 문화와 공간을 가꾸어 나갈 것이다. 또한 다수를 차지한 이들의 '지시'에 대한 막연한 불만은 항상 존재할 것이다.

지금의 중국이란 나라가 그렇다. 보기에는 하나의 나라에 묶여있지만 우리의 생각보다는 다양한 모습들이 중국 안에 나타나고 있을 것이다. 훗날 중국이 흔들리면 위에서 말한 ‘막연한 불만들’은 중국에 직격을 가할 수 있는 무서운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중국이 이제 크기 시작했고, 초강대국의 반열에 오르고 싶다는 것이다.(아이러니 하게도 중국은 지난 1950년대에는 비동맹국가의 중심. 약소국의 맹주노릇을 하면서 초강대국의 패권주의를 강력하게 비판하였다.) 허나 아시다시피 외부로 팽창하려고 하는 세력이 안이 혼란스러우면 안 된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이야기다.

그렇다. 솔직히 말하자면 결론적으로 중국의 동북공정(그리고 동북공정과 유사한 작업들)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효과’는 바로 이것이다. '통일된 중국'이다.

생각해보자. 고구려의 역사를 뺐는다. 그것은 중국 동북지역의 우리 조선족들의 정체성을 뺐어가는 것이다. 즉, '예전부터 우리는 하나였어. 왜 그러니? 자자 사이좋게 지내자구. 우리는 하나~~'라고 설득(?)하기 위함이다. (동북공정 2, 3, 4번 연구과제 주목)

지금 중국 동북지방에서는 약 100만 이상의 조선족들이 살고 있다. 빈곤하지만 그들은 나름대로 대를 이어가면서 그곳에 정착을 하며 살고 있다. 그런 조선족들은 적어도 동북지역에서는 적지 않은 세력임은 확실하다. 중국은 항상 그것을 경계해왔었다.

지금 남북한 간에 서서히 통일의 기운이 계속적으로 감돌고 있다. 남북 간의 화해와 협력이라는 이 기운은 여러 곡절이 있겠지만 점점 더 강해질 것이다. 남북이 통일의 흐름을 탄다면 자연히 중국 동북지방의 조선족이나, 연해주의 우리 민족들도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미 그 때가 되면 '한민족 대연합'이니 하는 구호들이 나올 것이고, 조선족들은 항상 중국이나 러시아에게서 이방인으로 취급받다가 이제 민족공동체에 편입하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언젠가 한번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동아일보의 기사인 것 같다. 거의 10여년이 지났지만 내가 지금 기억하는 바로는 '연해주의 고려인들이 한반도가 통일 기운을 타면 이탈할 확률이 매우 크다. 잘못하면 연해주 전체가 넘어갈 수 있다.'라는 기사를 인용한 기사였다. 현재 고려인들은 연해주의 경제와 정치에 있어서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물론 기자가 다소 오바를 해놓은 것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예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에서 '동북지방의 현황 파악'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조선족과 한반도 간의 연대의식이 얼마나 강하며, 중국이 봤을 때 최악의 시나리오인 한반도의 평화적인 연합체 구성이 되었을 때 이들의 이탈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동북공정 6, 8번 연구과제 주목)

'어떤 민족의 정체성 중에서 가장 큰 것이 무엇인가?' 라고 물음을 던진다면 여러 이견들이 있겠지만 그 정체성을 이루는 가장 큰 것이 바로 '역사'이다. 그 역사를 뺏어버리면 풍습이나 언어가 조금 다르더라도 계속 시간이 지나면 동화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유대인들의 경우에서도 보듯이 그들은 신의 선택을 받은 민족이라는 그들의 역사(구약성서)를 뺐지 못했기에 결국엔 이들은 정체성을 지킬 수 있었고, 강대국들을 움직여 기어이 아랍 한복판에 나라를 세울 수 있었다. 이 칼날은 또 다른 측면으로 중국인들을 노리고 있다.

독재국가 중국

이 이야기를 풀기 위해서는 우리가 중국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할 것이 있다.

얼마 전 장쩌민에서 후진타오로 권력승계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을 우리는 보았다. 그런데 그 권력 승계에 중국 국민들은 무엇을 하는가? 아무것도 안한다. 다만 구경할 따름이다.

중국은 아직도 검색엔진에 '민주주의'를 검색할 수 없는 독재국가이다.

이 독재 국가에서 권력을 잡은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일까? 바로 '정치에 대한 관심'일 수밖에 없다. 그 관심이 바로 민주화 운동으로 이어지고 그네들의 기득권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1989년천안문 사건을 기억하는가? 수 천 명의 학생들을 말 그대로 탱크로 밀어버렸다. 중국은 아직도 이런 나라이다.

그런데 한 가지 더 큰 근심거리가 생겼다. 바로 산업화이다. 자본주의 경제가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시민계층’라는 중산층이 생겨난다. 중국 동부지역에서는 이미 산업화와 자본주의 발달로 인해서 많은 수의 중산 시민계층이 나타났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들은 과거 중국의 인민들과는 틀리다. 이들은 대학까지 나왔으며, 세상물정을 알고, 세계에 대한 눈이 넓은 사람들이다.

우리네 70년대, 80년대 학교를 다녔던 선배 대학생들이 그랬듯이 이들도 정치적인 민주화를 당연히 원할 것이다. 즉, 중국 권력층들은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점점 커가는 이들 세력들에게 불안감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중산계층이 좋아하는 미디어를 통하여 이들의 눈을 계속 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의 역사도 제법 과장하여야 이들의 호기심을 끌 수 있고, 감정싸움에 매달리게 할 수 있다. 바로 국가주의적인 역사관이다.

이런 계산이 바로 동북공정에 포함되지 않았을 리 없다. 그리고 이런 동북공정의 결과물로 '중화주의 역사관'이 중산계층에 정립되면 이제 마음껏 국민을 부릴 수 있다. 국가주의의 마취약은 우리도 당해봤지만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번 있었던 올림픽·월드컵 때의 반한·반일감정 등은 이 같은 맥락에서 이어진다고 나는 추측한다. 국민의 눈과 귀인 모든 미디어를 중국 정부가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내가 판단하기에 중국정부의 ‘최대의 의도’가 이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의도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 ‘미디어 조작, 역사조작, 국제 스포츠 등을 통한 대외적 선전’을 집중적으로 실행해 나갈 것이다. 이것을 얼마나 잘 실행하느냐가 현 중국정부와 기득권층의 수명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동북공정은 이 거대한 장기판에 있어서 한 마리의 말이라고 볼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중산계층에게 이 마취약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이들은 저항할 것이고, 독재정치는 무너질 것이다. 중국 사람들도 바보는 아니니까.

2. 한반도

이 칼은 한반도를 동시에 겨누고 있다.

간도

중국은 영토문제에 있어서 우리에게 빚진 것이 있다. 최근 발견되는 고지도에서 나오듯이 조선의 영역은 단순히 압록강두만강 이남이 아니었다. 백두산 정계비에서도 나오듯이 송화강 이남이라는 근거가 상당히 많다. 이런 조선의 '불룩 튀어나온 영토'를 청과 일본은 '간도협약'을 통해서 '조선을 먹을테니 신경 끄슈'라고 일본이 중국 달래는 데 써먹기 위해서 넘겨줬다. (동북공정 1, 5번 연구과제 주목)

이 간도협약의 주체가 왜 당시 주권국인 조선과 청이 아니라, 일본과 청인지는 너무나 잘 알 것이다. 을사조약 때문에 당시 대한제국은 외교권이 없었다는 근거이지만 사실상 그 조약은 무효라고 할 수 있다.

참조: http://www.gando.or.kr/technote/read.cgi?board=c5_history

한반도의 통일 흐름으로 인한 영토분쟁에까지 휘말릴 수 있는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서 동북지역의 현황파악을 확실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런 현황파악과 함께 곧 이어질 '작업'으로 역사를 왜곡하면서 만에 하나 이런 분쟁이 국제 사법재판소유엔에까지 넘어갈 경우에 대비해서 미리 카드를 마련해 두려는 계산이라는 추측이다.

평양

뜬금없지만 문제 하나 보고 가자.

문: 다음 자료를 보고 중국의 행동을 예측해 보세요.

북한 전체 교역규모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42%(2004년 기준)이다.

2005년~2006년 사이 압록강 국경에서 중국군과 북한군의 교전이 3차례에 걸쳐 일어났다.

2005년 1월 6일. 미국내 중국 전문가 ‘브루스 길리’는 월스트리트 아시아 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의 핵개발은 전 세계에 위협이 되며 인권문제도 심각하다”면서 “중국은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북한을 침공해 과도정권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6년 8월 2일. 중국은 백두산 근처에서 23발에 달하는 미사일 발사 훈련을 했다.

2006년 9월 28일. 중국은 다시 백두산 인근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 남쪽에서 밀려들어오는 ‘외부세력’이 평양을 넘었을 때, 중국은 자동적으로 개입해 왔다. 임진왜란 때, 평양이 점령된 즉시 명나라 원군을 파견했으며, 한국전쟁유엔군이 평양을 넘어서자 다시 군대를 파견했다. 1894년 일본세력이 한반도를 거의 삼켜가고 있을 때, 청나라는 바로 군대를 보냈다. 그리고 청일전쟁이 일어났다.

㉦ 그리고 동북공정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중국의 행보가 눈에 살짝 보이는가?

중국의 동북공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고조선-부여-고구려-발해-백제’의 역사를 모두 중국의 역사로 규정하게 된다. 유일하게 신라가야만이 우리민족의 역사로 인정할 것이다. 이것은 아주 위험한 시나리오 하나를 상정해 볼 수 있다.

현재 북한의 수도 평양은 만주지역의 역사와 흐름을 같이 했다. 평양은 과거 고조선의 영토였으며, 고구려의 수도였으며, 발해의 영토였다. 평양이 만주의 역사와 떨어진 것은 고려가 평양을 점령한 930년대부터이다. 만약 만주지역의 모든 역사가 중국의 역사로 규정된다면 중국은 약 2000년이 넘게 평양을 점유했으며, 우리민족은 1000년 정도 평양을 점유했다는 말이 된다. 이는 북한의 상황에 ‘개입’할 수 있는 논리를 마련해 준다. 북한의 정권이 붕괴되고 무정부상태에 빠지면 ‘1000년 전 빼앗겼던 중국의 영토를 되찾기 위해’ 평양으로 진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위에 내가 냈던 문제의 정답이다.

이것은 동북공정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것일 지도 모른다. 평양의 역사와 상관없이 이미 중국의 외교 전략으로 북한 진격은 짜여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동북공정이 ‘진격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해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아시다시피 중국은 ‘강대국’을 넘어서 ‘패권국가’로 발돋움 하려고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한반도의 필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중국은 한반도를 지배함으로써 동북아시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 할 것이다. 반대로 한반도에서 완전히 영향력을 잃게 된다면 대륙으로 쳐들어오는 침공루트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 외부세력이 한반도 평양을 넘어서면 항상 개입했던 것이다.

우리는 말로만 듣던 ‘역사가 파괴되고, 왜곡되는 모습’을 지금 실시간 생중계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 다음 수순은 우리가 더 잘 알고 있다. 역사를 파괴, 왜곡한 이후에는 반드시 ‘정치적, 경제적’인 조치가 뒤따른다는 것이다. 즉, ‘현실적 조치’들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진짜 ‘칼’이 온다는 것이다.

동북공정은 단순한 역사해석의 문제가 아닌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지금은 역사를 갖고 논하는 수준이겠지만, 차후에는 중국의 힘과 마주서게 될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다음 시간에 알아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