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학원 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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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교장, 눈물의 입학식

3월 2일, 인권학원 산하 5개 중·고등학교 중 하나인 신정여중(화곡동)의 입학식장, 아이들의 눈에서 두려움과 분노의 눈물이 떨어지고 말았다. 관선 이사회가 임명한 교장과 재단이 임명한 교장 중 누가 축사를 하느냐를 두고 교사들간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진 것. 난장판이 된 입학식에 격분한 학부모들은 교육청에 몰려가 재배정을 요구하고 교문을 지키며 아이들의 등교를 저지하고 있다. 혼란의 와중에 신입생 270여 명 중 반수 이상이 전학을 가고, 2~3학년 재학생들까지 등교를 거부하고 있어 신정여중은 지금 존폐의 위기에 서 있다.

인권학원 학생들의 요구

파행은 신정여중뿐만이 아니다. 신정여상, 한광고의 재학생 3,000여 명은 책걸상을 모두 운동장에 끌어내고 3주일째 수업을 거부하며 교내외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구로여정산고도 2, 3학년 학생들이 교실문을 걸어잠그고 교사의 출입을 막으며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학생들의 주장은 봄방학 동안에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교사들의 징계를 철회하라는 것이다.

340일째, 인권학원의 분규

작년 4월, 전교조 교사와 학생들이 특기적성 교육비 횡령 의혹을 제기하며 시작된 인권학원 분규는 수업거부와 교육청 앞 시위로 이어져 큰 갈등을 빚었다. 서울시 교육청은 인권학원에 대한 부분감사에 들어가 45건의 회계부정을 지적하고 7월에는 임시(관선) 이사를 파견해 학교 정상화를 지시했다. 그러나 재단은 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소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학교회계에 부정이나 잘못이 있어도 시정기간(15일) 안에 원상회복 하면 임원승인을 취소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사립학교법 20조 덕분이었다. 복귀한 이사회는 첫 번째 조치로 재단퇴진 운동에 앞장선 교사 19명 중징계를 결정했고, 교사, 학생, 학부모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방학중에 농성과 시위를 계속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지난 2월 2일 ‘잘못을 잘못이라 말한 죄’라는 부제로 이 상황을 전하고 신학기의 새로운 파행을 우려해 재단과 교육청은 징계 문제를 신중히 처리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지난 2월 25일 재단은 19명 전원 파면, 해임이라는 초강경한 징계를 결정했고 개학과 동시에 인권학원은 걷잡을 수 없는 파행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한 교실 두 담임’ , 계속되는 파행

부당한 징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교사와 학생들은 학교측이 결정한 교사배정과 수업시간을 전면 거부하고 자체적으로 담임배정과 수업시간을 결정해 ‘한 교실, 두 담임’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재단은 수습 능력과 의지를 잃어버린 지 이미 오래고 교육청은 양쪽의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5,000명의 학생, 교사, 학부모들은 하루하루를 혼란 속에서 헤매고 있다. ‘두 번의 방송, 두 번의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그것이 알고싶다]는 이 부끄러운 교육현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여 여론을 환기하고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해결노력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 2월 2일에 이어 다시 방송을 준비했다. 그러나 인권학원은 재단의 명예와 이익이 침해된다는 이유로 지난 방송에 이어 이번에도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일체의 취재를 거부하고 있다.

‘봄을 빼앗긴 아이들’

2년째 계속되고 있는 인권학원 분규. 제작진은 인권학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파행의 실체를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한다. 그리고 이 파행의 원인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이며 왜 끝나지 않는가에 대해 다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3월의 꽃봉오리를 보지 못하고 교실을 뛰쳐나와야 하는 학생들이 다시는 이 땅에서 나오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